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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결혼하고 나서, 아이를 낳고 나서는
나는 내향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도 그렇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성격이 바뀐건지 아니면 환경이 달라져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학교 입학하면서부터 회사를 그만둘때까지 줄곧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생활을 하다보니
원래 내향적인데 그걸 모르고 외향적인척하며 살았던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도 외향적이지만 아이를 낳고 좀 폐쇄적인 삶을 살다보니 내향적인것처럼 살고 있을수도 있고.
어찌되었건 지금의 나는
쉽사리 인간관계를 넓히지 않고 우리 가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작다면 작은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관계는 주로 아이를 통해 타의적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보통 내가 원해서, 내가 관심이 가서 사귀게 되는게 아니다보니
좀 피상적이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데 이어지는 관계도 있다.
예전같으면 내 마음에 안드는 사람은 그냥 빠이짜이찌엔 하고 헤어지면 그만인데
지금은 그럴수가 없다보니 감정을 숨기고 겉으로 웃으며 대하는 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이런 관계에 지쳤던걸까.
전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대학시절 친구들 모임에 자꾸 마음이 간다.
좀 있으면 알고 지낸지 20년이 되어가는 친구들.
지금 모임을 하는 6명중 5명이 동종업계, 4명은 같은 회사였으니 더더욱이 많은 부분이 통한다.
참 웃긴게 우리가 대학때 알게 되었는데 무슨 죽고 못사는 우정을 진하게 나눈건 아니었거든.
그저 같이 밥 먹고 공부하고 생활을 나누는 정도였다 생각했는데,
그리고 회사 다니면서는 거의 보지도 못하다가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띄엄띄엄 보게 된건데,
이제 대부분 아이를 낳고 나니 갑자기 확 가까워진 느낌이다.
아니 가까워졌다기보다는 편해진 느낌?
지난 주 송년모임을 해서 6명중 5명이 만났는데,
장장 7시간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 했다.
나는 목감기에 걸렸다가 나은지 얼마 안되어 목이 좀 부은상태로 나갔는데
이날 수다끝에 목소리가 안나오게 되버렸다=_=;
그래도 후회없고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몇달만에 모임하는건데도 매일보는 유치원친구엄마보다 말이 편하게 나오더라.
오래된 관계, 편한 관계라는건 대체 어째서 이다지도 마음을 편하게 하는걸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간직한 추억은 그 상대인 사람을 미화시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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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저러나 목소리가 안나와서ㅠㅠㅠㅠ
백화점에 가서 주차하셨어요~ 하고 차번호를 물어봐도 말을 할수가 없고
전화가 와도 받을수가 없다.
(다행히 전화는 스팸전화만 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일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서서히 쪼오오오오금 나올락말락한다.
여태 살아오면서 뭐 괴성을 지르거나 목감기후유증이나 성대결절을 겪어본적이 없어서
이런 경험이 생소하기도 하고.
육아 하면서 잔소리 할게 너무나 많아서 말하는게 지겹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목소리가 안나와서 말을 못하니 아주 죽을맛임.
일반인인 나도 이런데 가수중에 성대결절 걸린 사람은 얼마나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웠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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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우리 아기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중인데
곧 7세가 되는 아이라서 그런건지 뭔지@_@
올해는 사줄만한 장난감이 딱히 없음;
본인이 원하는것도 2가지뿐.
콩순이 세탁기-_-
레고 프렌즈 41347 하트레이크 시티 리조트
우리 애는 EBS같은 장난감광고 나오는 채널을 안보고
만화는 디즈니 주니어에서만 보고 있어서 국내 유행 장난감은 그냥 이름만 아는 수준이다.
작년에는 같은 반 애가 하도 코코밍 자랑을 해서 지도 코코밍 사달라고 했는대
코코밍 만화를 좋아하는것도 아니요 캐릭터를 좋아하는것도 아니다보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외할머니할아버지에게 잔뜩 받은 코코밍 장난감은 그냥 갖고 노는 시늉만ㅠ
올해는 그런 유행조차 없는지..
아니 있긴 있지 남자애들은 공룡메카드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베이블레이드 좋아하니까-
그런데 우리 애기는 그게 유행이라는건 알면서도 딱히 구미가 당기지는 않나보다.
여자애들은 이제 딱히 유행이 없나봐.....
그래서 유튜브에서 보고 뭐가 꽂혔는지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콩순이 세탁기가 가지고 싶대;;;
콩순이 세탁기 크읍... 한 4살이나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구만
그리고 콩순이 뭐시기들 올해 어린이날 선물로 애기 고모가 3셋트나 사줬음.
애는 엄청 잘갖고 노는데 임금이랑 나는 아주...장난감이 너무 허접해서 치를 떰.
결국 그것들중에 뭔 오븐셋트??? 그거는 합의하에 버려버림ㅋㅋㅋㅋㅋㅋ
집에 콩콩이, 하마치카, 유치원, 피자요리화덕셋트?인가가 남아있는데...
뭔놈의 세탁기야 세탁기가
내 세탁기나 바꿔줘!!!!!
.....하지만 유치원에 산타행사를 해야해서 선물을 보내야 하기에 샀다.
콩순이 세탁기 샀다고!!!!!!
...하아..
후기 보니 콩순이 장난감중 허접력 2위ㅠㅠㅠㅠ라길래
(심지어 1위가 우리집에 있는것도 아니더라 난 그 빵굽는 오븐셋트가 허접이1위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게 1위가 아닌데다가 세탁기가 허접이 2위라면 대체 얼마나 허접한거냐 진짜 개쓰레기콩순이)
절대 안사고 싶어서 쥬쥬 팔찌만들기, 쥬쥬 스티커 만들기, 쥬쥬 메이크업 셋트등을 보여주며
산타할아버지가 이런거 갖다주면 어떨까? 하니까 안된단다
자기가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세탁기랑 레고래.
=_=
하아.
한번 말한건 2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아이라-_-
그냥 콩순이 세탁기 샀음.
유치원 산타 선물로 보낼거라 포장해서 숨겨놨는데....
아으아 저걸 우리집에서 또 갖고 놀아야한다니~~~~
차라리 베이블레이드 같은거 수집하는게 나은것 같다-_-
콩순이...코옹순이이....
그나저나 난 어릴때 딱히 산타 선물을 감명깊게 받은게 없는데-
우리 애기는 호강하네 호강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