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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정화되어가는 요리스탯 2011.10.28

내가 갓 결혼하고 얼마동안은 우리 임금님이 7시반에 집에 도착했었지.
결혼하기 전에 막 회사 옮기고 나서는 퇴근시간이 7시면 7시 1분에 회사에서 나오길래
결혼하고 나서도 그리 될줄 알았건만,
이노무 태풍의 핵 임금님같으니라고가 일을 흡수흡수흡수 해서 3월부터는 얼굴도 거의 못봤었다.
나 정말 거짓말 안하고 새벽 5시까지 기다린적도 있었음-_-+


그리하여 초보주부인 나는 이상만 앞세워 저녁 준비를 5시부터 했었다ㅋㅋㅋㅋ
2시간반동안 서서 썰고 다지고 볶고 지지고 끓이고 했으니 허리가 안아픔? 
지금 생각해보니 무식하게 허리가 끊어지게 저녁 준비 했구료-
왜 2시간반이냐 걸렸냐...
찬 저장반찬 먹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내가 매 저녁식사마다 일품요리와 새 반찬을 했기 때문임ㅋ
지극이 정성이지 참으로..

그러다가 하루이틀... 저녁 차려도 임금님이 안오고,
해놨던 요리가 냉장고에서 썩고
사놨던 재료가 냉장고에서 썩고- 
혼자 저녁 먹거나 굶는 횟수가 많아지며,
재료가 잘상하는 여름이 오자
나는 깨달았다.

1) 내가 졌다. 저장반찬을 하자.
2) 나 혼자 잘먹고 잘살자.


나혼자 국을 먹으니 국끓일수가 없어서 그냥 저녁에는 찌개 끓이거나 뎁히는 식으로하고
장조림같은거 해두고 새 반찬은 콩나물이나 두부지지거나 하는식으로 간단한걸로.
전략을 바꾸자 저녁 준비는 20분도 안걸렸다'ㅅ'

요즘에는 내공이 쌓여서 밥이 없는데 밤 10시에 퇴근한 임금님이 배고파하는것 같으면
냉동실에 있던 새우볶음밥을 처억! 대령하는!!!
뭐 프로 주부가 보면 너무나 쉬운 일이겠지만,
2인용 재료 잘 안파는 우리 나라에서 냉장고에 썩어나는 재료 없게 하면서 밥상차리기가 너무 힘겨워서
이렇게 해나가고 있는 내 자신이 대견함ㅋㅋㅋ


왜 갑자기 이렇게 자화자찬의 일기를 쓰냐면,
엊그제 저녁에 족발이 너무 먹고 싶은거라!!!!!!
그래서 김씨부엌 take-out점에 전화를 걸었지!
"아 여기 판교원마을인데엽! 반족발 하나 부탁드려요!"
"아..네. 저 죄송하지만, 저희가 마감시간이 다 되서 그런데
지금 족발 썰어둔걸 반족발 가격 받고 갖다드려도 될까요?"

"....................그러세염."
족발은 4인용 35000원이고 반족발은 2인용 2만원.
15000원이 졸지에 할인된겨-
게다가 마음속 한구석에 '반족발은 적은것 같아염'하는 외침이 있었기에 두말않고 콜-

배달 받아보니 썰어둔거답게 좀 식었건만, 그래도 미적지근하니 맛은 괜찮았다.
문제는 임금님이 저녁을 드시고 오셔서!!! 많이 못드신지라 족발이 반이상 남은거지.

결혼초기 같으면 그것은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냉찜질받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갈 운명이었는데!
내가 오늘! 그것을! 매운족발로 재탄생시킴ㅋ
아 근데 왜 점심에 재탄생 시켰지;;; 너무 먹고 싶었나ㅋㅋㅋ
매운양념해서 양파랑 깻잎 죽어가는거 투하하고 볶으니 맛나대!
나 혼자 다 먹을수도 없고 임금님께도 진상해야 해서 남겨뒀다.
매운맛이 좀 약한것 같아서 고추도 4개 투하하고ㅋㅋㅋ

이러고 커피 마시고 있노라니 극락이 따로 없구나♡

임금님이 오늘도 야근할 것 같다며, 
왜 오아시스 못쓰게 했냐고(나 그런적 없는데;; 이번달에는 알아서 쓰라고 했능데)
막 앙탈 부리고 응애응애거렸는데
메신저로 짜증들으니 나도 분노 확 올랐지만(이노무 더러운 성질.) 
잠시 뒤 생각해보니 이것 참 귀여운 33세긔ㅋ
이따가 고추4개 투하한 매운족발을 먹여야겠어...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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