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도 싸

from 매 일 매 일 2010. 2. 17. 10:43

대기업을 다녀서 좋은 점도 (아주 쪼금) 있는 반면, 나쁜점도 굉장히 많다.
오늘 그 나쁜 점중에서 제일 나쁜 점을 겪었다.

개발하다보면, 사람이 너무 비대한 조직이다보니
서로 '누군가가 해결하겠지..' '이건 내 문제가 아님...' 이러고 미루는 경향이 있다.
적은 인원의 프로젝트라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때 서로 모여서 의논하며 같이 해결할 것을
대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저런식으로 며칠이고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개발과 마찬가지로, 총무나 지원그룹도 같은 '사람'이 있는지라 마찬가지로 일이 돌아간다.


갑자기 노트북 전원 어댑터가 맛이 갔다. 
전원 충전이 안되니 배터리는 나가기 일보직전.. 게다가 노트북이 노후해서 배터리가 오래 가지도 않는다.
허겁지겁 이 곳 저 곳 담당부서에 문의를 해봤는데 
결론은 <소모품 구매신청을 하고 구매가 되기 3-4일 정도는 알아서 써라>라는 것이다.
알아서 쓰라는 부분에서 난 열폭해버렸다.
사람이 적으면 모를까, 대체 어디서 물어물어 구하란거야?
더더군다나 이미 주변 친분자들에게 물어보니 P55의 어댑터가 문제가 많아서 자기들도 쓸만한건 다 훔쳐와서 쓰고 있단다.

난 부서가 최근에 이동을 해서 이 부서의 담당자도 잘 모른다.
이 부서내에서도 TF로 있는지라,,,

이런 상황이어도 내 친분, 인맥의 부족을 탓하면서 손떼야하는거야?
어처구니가 없다.

이거 또 열받는다고 사내 문제 해결 게시판에 올렸더니
총무그룹 담당자라는 놈이 전화해서 전화로 열라 이죽거린다.
나는 그저, 이런 상황일때 3-4일 어댑터를 빌려쓰기 위한 어떤 안내 프로세스같은게 있어야 하지 않느냐 하고 글을 올렸는데
지금 2만 5천명을 대상으로 어댑터 대여 프로세스를 만들자고 하는거냐며..이 ㅈㄹ...


요즘 회사가 내놓는 신상마다 열라 까인다.
개발적으로 까일 여지가 많기 때문에 그닥 듣기에 좋은 소리만은 아니지만 겸허히 듣고만 있고,,
또 한편으로는 나 역시도 개발하면서 유관부서 사람들을 까긴 하는데..
내부 직원을 위한 지원/총무/복지도 까일데가 많다.

회사 와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니 그게 고스란히 상품에도 반영된다.
망해도 난 놀라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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