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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엄격한 엄마인것인가 2018.06.24


며칠전 하루사이에 나로서는 허용이 안되는 광경을 두번이나 목격하고 

내가 너무 엄격하고 강하게 표현하는 엄마라서 애 자존감을 해치고 있는건 아닌가 고민에 빠져버렸다.



상황 1.

우리 애 하원 마중길에 목격한 거.


집 앞에 유치원이 있는데(우리애 유치원 아님) 

거기서 도보하원 하는 여자애(7세로 보임)가 킥보드를 타고 건널목 앞까지 먼저 도달했다.

그 엄마는 건널목 가는 길에 있는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고 가려했는지

애한테 과일사고 가자고 이리 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애는 갑자기 길바닥에 주저앉는 시늉을 하며 거짓울음을 크게 터트리며

"엄마가 사와아아아 엄마가 사오라구우우우!!!"하는거다;;

진짜 그 말투며 징징댐이며-_-

나 정말 지켜보는데 너무 화나서 표정관리가 안되더라.


내가 애를 키워보니 애는 떼쓰기가 기본 탑재 능력인지라 

어느정도는 떼 쓰는게 그들의 자연스러운 의사표현 수단중 하나라는걸 인지하게 되었고

또 어느정도는 떼 쓰려니...그러려니 하는데-

와 정말 저 애는-_-

근데 황당한게;; 나같으면 바로 단도리 들어갔을 그 상황에서

흰색 원피스를 입은 그 어머니는 너무나 인자한 목소리로 

"너만 혼자 가면 안되잖아 이리와~"그러고 마는거다?


그러다가 신호가 바뀌었는데 애가 싹 표정을 바꾸더니 놀리는 듯한 말투와 표정으로

"엄마 나 먼저 간다아~"하면서 킥보드를 타고 건널목을 건너는거다;;;

그 말을 듣고 애를 본 엄마는 허겁지겁 건널목으로 뛰어가서 애를 따라 건넜는데,

먼저 건너편에 도달해서 자기 엄마가 쫓아온거를 본 애는

다시 바닥에 주저앉아 거짓 울음을 크게 울면서 왜 왔냐고 과일 사오라고 소리소리를 지른다;

아 정말...몽둥이 들고 쫓아갈뻔함;

(나 왤케 감정이입??)



그러고 나서 우리애 유치원 친구 엄마가 나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엄마가 결국 혼자서 건널목을 건너오더니 과일가게로 가더라고.

애는 싱글싱글거리며 건너편에 서서 계속 뭔가 엄마 약올리는 말을 하고-



여기서 끝이 아니고,

그 엄마가 과일을 다 사고 건널목 건너가려고 서자

애가 건너편에서 빨간불에 건너오라고 자꾸 그런다.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것)

그 엄마는 또 인자한 목소리로 "빨간불에 건너가면 엄마 다치잖아"한다.




아 정말 지켜보는것만으로 혈압이 올랐다.

나같으면 이미 첫번째 상황에서 애를 제압해버렸을텐데ㅠㅡㅠ

저 어머니는 너무 인자하고 관대하셔.


내가 너무 엄격하고 강한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저 아이가 요즘 7세사춘기 같은걸 겪어서 

사춘기를 지나느라 다 받아주시는건가 아직 내가 그걸 몰라서 그러는건가 싶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상황 2.

상황 1을 겪고 난 밤.

요미랑 임금은 쿨쿨 자고 있고 나는 거실에서 창문 다 열어놓고 쉬고 있는데 

밤 9시 50분쯤에 밖에서 애가 울며 떼 쓰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려니- 하는데 우리집 창 앞에서 애가 아빠랑 옥신각신을 시작한거다.

크게 울면서-


좀 오래 가길래 대체 왜 저러나 싶어 보니까,

아빠는 아이 자전거를 가지고 온 상태고 어디서 이미 놀다가 들어오는 상황이었나보다.

우리 옆동에 사나본데,

애는 더 놀고 싶은건지 뭔지 저 놀이터쪽에 가야한다고 울고불고 악을 쓰며 떼를 쓴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악을 쓰는데

"아빠 저리로 가라고! 저쪽에 가라고! 저기 가라고! 저기 가라고오오오오!!!!"

하면서 악을 악을 쓰고 운다. 

말하는 투로 봐서는 말 잘하는 5세 아니면 6세임.



아빠가 "저기 왜 가야하는데...뭐하러 가려고"하고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그저 같은 말만 반복하면서 울고불고...

나같으면 일단 울면서 말하면 알아들을수 없어, 울음 그치면 니가 하고 싶은거 말해줘. 했을텐데-

그 아빠는 우는 애한테 계속 왜 가야하냐고 묻더니 .... 좀 이따가....

애가 가자는대로 가는거다?

???????????

심지어 그리로 가려니까 애가 "나 안고 가라고! 나 안고 자전거 가지고 가라고!"이러니까 애를 안고 감=_=;



그래서 아이고..하면서 일단 시끄러운거 그쳤으니 됐다 싶어서 다시 티비를 보고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 갔다가 왔는지 또 악을 쓰며 울면서 들어온다.

뭐 갔는데 더 놀자 그런거 아니었나 싶음ㅋ

당연히 이제 밤 10시이니 아빠는 들어가자고 온것 같고-


근데 황당한건 아까보다 더 길게 울고불고 하면서 대치를 하는거다.

(당연하지 아까도 울어서 아빠를 이겨먹었으니 울면 된다고 생각하겠지)

더 어처구니 없는건, 그걸 옆동 로비에 들어가서 하기 시작한거야;;

대체 1층 사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데...?

왜 로비에 우는 애를 데리고 들어간건데?


그리고 아빠한테 그 악을 쓰며 말하는 그 버르장머리ㅠㅠㅠㅠ

나는 도저히 용납할수가....


아 물론 그 집도 뭔 사정이 있긴 했겠지ㅠㅠㅠㅠ

그리고 평소에는 안그런데 어떤 날의 단편적인 부분만 내가 본것일수도 있고.

일부만 보고 전체로 비약하려는건 아닌데-




암튼,

두 엄마 아빠분의 대처를 보면서

나같으면 이미 제지하고 강하게 나갔을텐데

내가 평소에 너무 강하게 애를 대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우리 애가 내가 눈빛 쏘면 주눅이 들어버리는건가 싶고-

내가 애의 내적동기를 너무 말살하는건 아닌지

저렇게 버르장머리 없는거까진 아니어도 어느정도는 애가 자기표현을 할수있게 해야하는거 아닌가-

아니야 저건 그게 아니야

막 지킬 앤 하이드 빙의해서 오락가락 했잖아.




그런데,

자다 깨서 디아하러 나온 임금에게 이 두 에피소드를 말하면서 내 고민을 털어놓으니

임금 왈

"그건 너무 버르장머리 없는데?"

한마디 일갈.


그래요 우리 끼리끼리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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