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콩순이~

태어나서 누워만 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유치원 발표회를 한댄다.


집에서 놀다가도 갑자기 뭐라뭐라 중얼대고 노래를 하는걸로 봐서는

뭔가 준비하는것 같은데,

무슨 노래 부르냐고 물어봐도 일절 대답도 안해주고.....

내가 듣는걸 눈치채면 재빨리 노래를 멈춘다-_-



담임선생님과 통화하다가 선생님이 근황(;)을 알려주셨는데

반에서 발표회 준비에 제일 열심이고 또 제일 잘한다고ㅎ_ㅎ;;;

그리고 영어 발표시간에는 5세 두개반 애들중에 유일하게 단독 발표하는 부분이 있다고ㅇ_ㅇ

믿기는 힘들지만....선생님이 그렇다 하시니....

엄마로서 뭔가 으쌰으쌰 해줄걸 준비해야지 싶었다ㅋㅋ



한창 공주병(;)에 걸려있는 그녀를 위해

뭔가 블링블링 핑크핑크 하면서도 기억에 남는걸 해주고 싶어서

인형꽃다발을 만들기로 함.


검색해보니 시크릿쥬쥬 릴리 인형으로 많이 하는데,

우리 집에 이미 로사와 아이린 인형이 있는데다가

쥬쥬 인형들을 뭔가 얼굴이 못생김;


해서 미미인형으로 하기로 했는데

이게 또 많이들 하는 발레레슨 미미인형은 좀 뭔가 부족...

해서 나는 나중에 꽃다발 해체해도 우리 애기가 좋아할만한,

웨딩미미로 결정!


꽃은 생화말고 조화로 하기로 했는데,

많이들 가는 고터몰에 가려니 연일 최강한파-_-

낼모레 40다가오는데 한파에 고터몰 가서 헤매다가 감기 걸리면 며칠 누울것 같아서

그냥 쿠팡에서 골라서 사봄-_-


조화 사보는건 처음이라 사진발만 믿고 사기가 좀 그래가지고,

모던하우스라도 갈까 했는데,

항상 아침에 임금 회사 태워다주고 모던하우스 갈까 하면 

....너무 추워ㅠㅠㅠㅠㅠㅠㅠ

차안에서 운전하는데도 추워어어어-

춥고 귀찮아서 그냥 집으로 돌아와서 누워서 쿠팡으로 조화 사진 구경-



결과적으론 그냥 모던하우스 갈걸-_- 고터 갈걸-_-

최대한 사진발 배제하고 후기 읽고 고심해서 색을 골랐지만,

한데 모아놓고 색을 비교하며 산게 아니다보니

배송받아 모아놓으니 이게 아닌거!

해서 또 사고 또 사고-

그러다보니 그냥 시중에서 파는 인형꽃다발보다 돈이 훨씬 많이듬-_-;;;

(내가 늘 그렇지 뭐ㅠㅠㅠㅠ)


게다가 꽃다발 하나 만드는데 조금씩 필요한 포장지랑 리본을 

통째로 새걸로 사야하니ㅠㅠㅠㅠㅠ


평소에 리본공예나 선물포장 하시던분 아니시면

애 발표회 꽃다발은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ㅠㅡㅠ

경험자의 눈물의 후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포장을 색화지로 해서 그게 마음에 안들긴 한데

핑크핑크한 색감과 공주공주함은 최대한 우리 애기 취향에 맞춤.




우리 애기는 이 꽃다발을 너무 고대한 나머지,

발표회가 끝나고 날 만나자마자 손을 까닥이며

"빨리 꽃다발 줘어어어어"라고 함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꽃다발이 내 눈에 너무 허접해보여서ㅠㅠㅠㅠㅠ

하나 만든 킨더조이 목걸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하는데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낑낑대며 만듬.

이건 정말 조잡하게 만든거에 비해 이쁘게 보였다^ㅅ^;;;





발표회에서 우리 애기는 생각했던거보다 더 대단하더라고;;;

세상에나 마상에나 꼬물이 떼쟁이 철부지로 생각했었는데 

어찌나 의젓하고 씩씩하게 노래 잘하고 영어도 잘하던지...

맨 처음에만 엄마아빠 왔나 찾더니 그 다음부터는 눈도 안마주치고 

아주 그냥 올림픽이라도 나간거마냥 꼿꼿하게 준비한 발표만 한다.

나는 애들이 다들 너무 귀여워서 정말 재밌게만 봤는데,

우리 신랑은 40세가 되어서 그런가-_-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봤다고.....


하긴, 사실 우리가 애기를 처음 유치원 보낼때는 

만약 나중에 발표회 하면 우리 애기는 울고불고 한마디도 못하지 않을까~ 했었거든ㅎ

그런데 이렇게 대견하게 발표를 하다니...

정말 애들은 늘 부모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발표회 끝나고 꽃다발과 목걸이를 받아 흡족하신 정요미님.

친구들에게 여왕 꽃다발 받았다고 자랑도 해주고~

좋아해줘서 고마웠음.

더 허접했어도 좋아해줬을것 같음-_-;








....허나 엄마가 며칠을 고민하며 낑낑대며 만든 꽃다발보다도

예상보다 이쁘게 만들어진 킨더조이 목걸이보다도

아빠가 허락한 이 선물을 더 행복해했다는-_-





내가 한짓은 다 쓸데없는 짓이었을지도 몰라ㅠㅡㅠ

암튼 내년에는 그냥 살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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