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게 요즘 평일에 별 일이 없다-
휴가가 다가올수록 내가 면세점에서 질러줄 화장품 생각에
밖에 싸돌아다니지 않게 됨.
요번에 면세점에서 지르고 싶은게
개당 막 약 이십만원 내지 이십만원 더 넘는 제품들이라-
게다가 입소문만 잔뜩 났지 나는 한번도 안써본것들이고
내가 그동안 써봤던 브랜드도 아니라서
도저히 맨정신으로 백화점에서 질러줄수가 없음ㅠ_ㅠ
으허허-
그렇지만 이름난 영화는 가서 봐줘야 하는법-
연애 할때는 거의 한달에 두번 이상을 영화관 갔었다.
우린 바쁜 직장인이었고,
자취하던 수원에서는 영화관 있는 곳이 곧 번화가이자 그나마 샤핑할만한 곳.
하여 영화도 보고 샤핑도 하고 뭐 그런거였지.
원래 CGV VIP였던 임금은 덕분에 초우량VIP가 되고 말았다능-
허나, 결혼하고난 첫해에
임금이 새 회사에서 자리 잡는것도 그렇고 일에 한창 푹 빠져있기도 하고
영화관에서 내가 초이스할만한 영화가 거의 없었기에
1년에 영화 한 네다섯편 보긴 한건가?
......응?
나랑 사귀기전에는 막 1년에 20편씩 보고 그러셨네 이 양반?
....내 영화 취향이 매니악한가?
아 그런데 왜 영화 이야기 하고 있지-
여튼, 도둑들 봤단 소리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줌마 다 됐나- 왜케 딴소리여ㅋ
원래 목요일 밤에 보려다가,
수요일에 임금님이 대박 늦잠 자서 회사 가지 말라고 살살 꼬시니 반만 넘어왔길래
(반차 썼단 얘기. 우리 임금은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함. 자고로 군왕은 무치인데.)
목요일꺼 급취소하고 수요일 오전에 보기로함-
평일 오전이라 자리 널널할줄 알았건만 자리가 쀅쀅-
그래서 하는수없이 스윗박스에서 봤다.
신세계VIP로 2천원이라도 할인받아서 다행이다 거참.
영화 감상은,
별점은 10점 만점에 7점 주고 싶음.
좋았던것은 전지현에게서 기대하던 모습이 나왔고
그 모습이 너무 오랜만이다보니 전지현이 유독 돋보였음!
돋보인게 나쁘다 왜 혼자 튀냐 이런 느낌이 없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텐아시아 인터뷰에서 본인도 말했듯이
결혼하고 자신의 태도에 변화가 있다는 것.
영화에서 느껴진다.
예전의 영화에서 전지현은 상대배우와 연기를 해도
그 자신으로 오롯이 꼿꼿이 서 있는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제 몫을 해낸다 이런 느낌이었다.
그게 연기이건 아니면 실제 관계에서 오는 느낌이건,
뭔가 달라졌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기대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
김수현은 생각보다 비중이 작았다.
영화에서 그가 나온 제일 마지막 씬은 정말,
많은 여성팬들의 환타지에 화룡점정이 될만한 모습이었음.
으아아아아-
이런 저런점에서 배우들에게 굉장히 만족하는데
왜 10점만점에 9점이상이 아니라 7점이냐면,
도둑들을 찍은 최동훈 감독에게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던가?
난 그의 전작인 <전우치>가 정말 한국 오락영화에 한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우치>는 10점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은 영화임.
스토리 전개며 강동원, 임수정, 김윤식, 유해진의 적절한 배치와 쓰임이며
음악이며 그 흥겨움까지-
그래서 도둑들은 스텝업된 작품일줄 알았건만,
기대 이하였다.
일단 한국 배우들로만 찍었으면 더 좋았을건데!
혹은 홍콩배우의 비중이 작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첸 역할의 임달화는 참 좋았다. 중년의 로맨스까지.
그런데 줄리 형사 역할의 이심결?은 대체 무슨 캐릭터며 뭐하는건지 하나도 이해가 안됐다.
홍콩 경찰이 필요하긴 하지. 없으면 말이 안되긴 하지만,
그 캐릭터 자체가 뭐하러 나온건지 왜 들어가 있는건지,
그 배우를 쓰기 위해서 억지로 집어넣은 캐릭터 같았음.
중반부까지는 줄리가 무슨 반전이 있던지 큰 역할을 하던지 할것 같았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계륵같음. 이쁘지도 않고 말야.
투자 때문인지 해외 개봉때문인지 뭔지 이렇게 홍콩배우들 비중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대거 출연하는 출연진의 캐릭터가 약간은 되다만 느낌이다.
일단, 마카오박(김윤식)
제일 사연많고 그에 의해서 영화가 진행되니 만큼 완성도가 가장 높은 캐릭터.
미스테리한 점은, 어떻게 사람이 15일동안 하수구를 기어가죠?
뭘 먹은거야? 설마 하수구속의 쥐? 하수구에 흐르는 물?
예니콜(전지현)!
다 보고 나니 예니콜은 배우가 전지현인것을 십분 잘 활용하여 만든 캐릭터.
전지현만이 할수있었다! 이런게 아니라 전지현이니까 이렇게 해볼까~ 하며 만든것.
마카오박처럼 스토리를 이끄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이 캐릭터가 나오는 씬은 예니콜에게만 집중하게 된다.
참, 궁금한게 마카오박은 어떻게 예니콜의 다리를 보고 줄타는 애인줄 알았지?
잠파노(김수현)는 분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확-
아무래도 배우가 현재 최고의 주가를 자랑해서 그런가
아주 나오는 씬마다 콕콕 박힘.
잠파노에게 살짝 배신감 느낄뻔도 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내 판타지를 채워줬다ㅋㅋ
위에서도 썼듯이, 나 말고 다른 여성팬들의 판타지까지도 채웠을듯.
그리고 뽀빠이(이정재).
이 영화에서 예니콜 다음으로 재밌는 캐릭터.
재밌다는게 막 와~ 개그다~ 이런거 말고!
왜왜왜왜왜? 자꾸 속내 궁금해지는, 그런데 알고보면 깡통같기도 하고ㅋㅋㅋ
허세도 욕심도 음흉한 속내도 많은데 치밀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깡깡깡- 소리가 요란하고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금방 보임.
그의 최후?의 씬까지 뽀빠이스러운 느낌이었고,
마지막에 전해들은 그의 근황까지도 피식-하고 웃어버리게 되었다.
요기까지는 잘됐다고 생각한 캐릭터고,
씹던껌(김해숙)은 한 95%만 완성된 기분이다.
그녀의 현재와 결말은 완전 공감하고 극 안에서는 잘 흘러갔고
과거에 대한, 그리고 그 과거에 기반한 그녀의 소망에 대해서 관객들이 동감할 여지가 아주 쬐금 부족했음.
그리고 왜 씹던껌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흠- 아쉬움일까?
그리고 팹시(김혜수)
실망실망-_ㅠ 김혜수를 왜 이렇게 쓴거야!
정말 알다가도 모를 캐릭터.
김혜수는 참 잘했어요 도장 10개짜리 연기.
난 도저히 감도 안잡히는 캐릭터를 저렇게 연기해내다니.
팹시의 감정선은 여자로서 충분히 공감할만한 부분이었다만,
팹시의 금고따는 장면이며 처음 마카오에서의 그 헤어스타일.
왜 갑자기 헤어스타일이 왔다갔다 하는데?
도둑으로서의 실력은 예니콜이 충분히 보여주니까
팹시는 도둑질 실력은 좀 내다버리고 그 여성적 매력을 뿜어내는 부분을 더 부각시켜도 되잖아?
김혜수가 관객에게 그 치명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만큼
팹시도 영화 속에서 두 남자에게 어필하잖아?
그걸 왜 그렇게밖에 못살린거지?
그리고 영화가 좀 많이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첸과 씹던껌이 나오는 총격전, 이거 너무 길게 잡았음.
세세하게 다리에 총맞고 그런거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심지어 거기다가
첸과 씹던껌이 타던 차가 교통사고를 내면서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앞에서 씹던껌을 잡으면서 '내가 꿈을 잘못샀어요'하는 부분은 괜찮았으나
마지막 충돌때 첸과 씹던껌이 흔들리는 모습을 뒷좌석에서 잡은 그 씬은
아 이걸 이렇게까지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부산에서 웨이홍의 탈출부분-
수류탄 던지고 SWAT한테 총질하고...
홍콩 느와르물 관객한테야 즐겁겠지만 한국인 관객입장에서는 기분 나빴음.
그리고 너무 대놓고 바로 앞에서 총질하고-
물론 그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는 현장에서야 그렇게 망설임없이 총쏴서 죽이겠지.
그런데 케이퍼 오락물 한창 즐기던 관객한테 그걸 보여줘야 하는 이유는?
또, 마카오박의 부산 추격전씬.
마카오박은 몸이 무쇠 강철임?
어떻게 건물 외벽에서 그렇게 떨어지고 부딪히는데 그리 열심히...
마카오박 입장에서야 죽느냐 사느냐 기로니까 아파도 열심히 했을지 모르지만
사람이 그럴수 있는 고통이 있고 주저 앉을수 밖에 없는 고통이 있을진대,
내가 느낀 마카오박의 고통은 후자란 말야!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심지어 엘리베이터쪽으로 떨어지는데도 으윽-하더니 멀쩡.
후반부 부산에서의 액션씬은 그거 말고도
홍콩에서온 깡패두목이 한국도둑이랑 보석거래하다가 틀어져서
아주 건물 하나 들쑤시며 총질하고 추격하고 수류탄 던지고 개 난리난리 피우고
한국도둑중 하나는 건물 외벽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이리저리 떨어지고 부딪히고 도망다니는데
그 기물파손 어쩔겨?
전우치에서는 셋트 파손이니 뭐 그런갑다 싶었는데
부자이지도 않은, 서민들의 삶의 터전에 총질하고 다 때려부수고 아주-
난 기물파손에 전전긍긍하느라 가시방석ㅋㅋㅋㅋㅋ
심지어 사람 많은 여객선 터미널에서 총질해대고 난리-
아 어쩔겨- 진짜 그랬다면 그와중에 죄없이 총에 맞는 사람도 있는데-
완전 상황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폭력적!!!!!!!!!!!!
영화를 볼때 현실적인 몰입을 하는게 있고 아닌게 있는데
전우치나 트와일라잇은 후자겠지?
오션스 일레븐은 전자고.
도둑들은 부산오기 전까지 상당히 현실적으로 몰입하게 하다가
갑자기 부산에서 대 폭발에 총질을 해대니 나는 너무 당황스럽고 불편했다.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쁘다고,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점도 많은.
하지만 전지현이 희망을 주고 기대를 줘서 그거만으로 돈은 아깝지 않았다.
전지현의 명대사들이 완전 기억에 남고,
그런 욕을 그렇게 맛깔지게 표현한게 너무너무 좋았다ㅋ
이번 영화에서 캐릭터 풀어나간것도 좋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한거.
타짜에서는 안그랬던것 같은데
<전우치>와 <도둑들>에서 최동훈 감독이 여주인공?의 목소리를 특이하게 처리하는것 같다.
전우치에서는 임수정의 대사톤과 목소리가 그랬고
도둑들에서는 전지현의 대사톤과 목소리가 그랬다.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의 일치?
두 여배의 목소리가 약간 비현실적인것처럼 들리는 듯한 기분은 나만 느낀건가;;;
아, 그리고
CGV죽전점.
밤에 가서 먹는 팝콘맛은 정말 쉣인데
아침에 가서 먹는 팝콘맛은 완전 싱싱하구나^ㅡ^
영화관 팝콘은 맛없는것인줄 알았는데 완전 와구와구 먹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