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강필주 기자]류현진(23, 한화 이글스)과 김광현(22, SK 와이번스)이 서로와의 맞대결이 무산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둘은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SK의 선발투수로 각각 예고되면서 빅매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10500명을 수용하는 대전구장에 이미 경기시작전 7000명 이상이 찾아 야구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쉽게도 날씨가 돕지 않았다.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이 되면서 잦아들다 그쳤다. 1시간 반 전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아 경기를 하는데 지장이 없을 듯 했다. 그러나 비는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굵어졌고 이 상태가 지속되자 결국 허운 경기감독관은 고심 끝에 경기시작 1분전인 4시 59분에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인조잔디의 특성상 선수 부상이 우려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로써 류현진과 김광현의 괴물 에이스 맞대결도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미뤄졌다. 류현진은 경기가 취소된 후에도 불펜에서 40개의 공을 계속해서 던졌다. 후배 김광현이 찾아와 악수를 청하자 "수고하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류현진은 경기 취소 후 가진 인터뷰에서 "컨디션은 좋았다. 불펜에서 몸을 다 푼 상태였다. 안했으면 하는 생각보다는 이왕할 것이라면 빨리 하고 싶었다. 팬들도 많이 왔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에이스 대결이라고 해서 부담은 없었다"면서 "타자들에게 타점당 10만원의 시상을 걸었는데 하늘이 돈을 아끼라고 한 것 같다"고 웃었다.
또 6월 초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한 류현진은 "인천이 고향이라 문학구장에서 해도 괜찮다"면서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의 공은 타구가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큰 구장에서 하는 게 낫다'는 말에는 "그럼 청주구장에서 하자. 거기서는 복불복"이라고 강조했다. 둘다 똑같은 조건에서 맞붙자는 제안이었다.
김광현은 "팬들에게 흥미진진한 게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미뤄져 아쉽다"면서 "분명히 다음에 꼭 만날 수 밖에 없으니 팬들이 많은 기대를 바라는 만큼 멋진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모처럼 빅게임이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뤄져 아쉽다"면서 "팬들도 이렇게 많이 오셨는데 아쉽다. 다음에는 꼭 빅매치가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대화 감독도 "아쉽지만 좋은 선택이었다. 우리 대표급 선수들인데 보호차원에서 잘 결정한 것"이라면서 "로테이션에 따라 맡길 것"이라고 말해 김광현과의 맞대결 기회가 되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