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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칼럼

[박동희의 현장속으로] 2011 신인 드래프트 리포트 [3]

기사입력 2010-08-25 17:29 |최종수정 2010-08-25 17:52

‘좌·우 유망주를 획득한’ 두산

경기도 이천에 있는 두산 2군 연습장. 두산은 '투자에 인색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2군 육성만은 예외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2군 육성에 투자한다. '제한된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아는 구단'인 셈이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화수분’. 재물이 계속 나오는 설화 상의 보물단지를 뜻한다. 두산의 2군을 가리켜 ‘화수분’이라고 하는 것도 2군에서 끊임없이 유망주가 성장해 1군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스카우트에서부터 시작한다. 두산 김현홍 육성팀장과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은 8, 6년 경력의 베테랑 스카우트들이다. 8개 구단 스카우트팀 가운데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춘 이들이다.

신인지명 전(前)

지난해 신인 지명회의 1라운드에서 두산은 순천 효천고 장민익을 지명했다. 의외였다. 장민익을 1라운드 감으로 생각한 스카우트는 두산을 제외하면 없었다. 그러나 두산 스카우트팀은 “가능성이 충분한 왼손 투수로 1, 2년 안에 1군 무대를 밟을 재목”이라며 “잘만 다듬으면 왼손 투수가 부족한 두산에서 주축 투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대로였다. 장민익이 1군에 오르는 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즌 개막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 후 5경기에선 6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 2.84를 기록하는 등 호투를 거듭했다. 그러나 시즌이 흐를수록 제구 불안과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장민익의 가능성을 볼 때 그의 2군행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보는 게 옳다. 각설하고.

2011 신인 지명회의를 앞두고 두산이 이번엔 어떤 의외의 지명을 할지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두산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지난해 장민익도 의외라기보다 계산된 지명이었다”며 “올해도 정확한 계산으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1라운드에서 지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계산’은 변수가 많았다. 두산이 1라운드 6순위로 지명권을 행사하기 때문이었다. 내심 점찍어둔 선수가 앞선 5개 팀 가운데 한팀에 지명되면 ‘정확한 계산’은 ‘복잡한 경우의 수’로 바뀔 게 자명했다.

두산은 1라운드는 무조건 투수를 뽑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2라운드부터는 나머지 7개 구단의 지명에 따라 적절한 선수를 선택하기로 했다.

김 팀장은 “투수를 제외하고 내야수에도 관심이 많다”며 “3년에서 5년 사이를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내야 유망주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군에 내야수가 충분하기도 했지만, 두산 스카우트팀은 ‘장기적 안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이었다.

신인지명 후(後)

예상이 거의 적중했다. 두산은 6명의 투수와 3명의 내야수 그리고 1명의 외야수를 지명했다. 1라운드 6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두산은 원래 왼손 투수 윤지웅(동의대)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1군에 왼손 투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이 윤지웅을 지명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또 다른 왼손 투수 이현호(제물포고)와 최현진(충암고), 서진용(경남고), 한승혁(덕수고) 사이에서 고민했다.

특히나 최현진과 서진용을 두고 심사숙고했다. 결국, 두산은 장고 끝에 경기경험이 풍부하고, 내년시즌 즉시 전력이 가능한 최현진을 뽑기로 했다.

최현진은 ‘두산다운’ 선수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근성이 뛰어나고, 마운드 위에서의 투쟁심이 강하다. 두산이 최현진을 지명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두산 김연홍 육성팀장은 “과거 박용성 두산 명예회장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먼 훗날을 보고 신인선수를 지명하라’ ‘실력만큼이나 성품에도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며 “실력과 성품이 비슷하다면 성품이 좋은 선수를 지목하는 게 두산의 스카우트관(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 스카우트팀은 선수뿐만 아니라 학부모를 정밀 관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부모의 성향만 봐도 선수의 발전 가능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두산 스카우트팀은 ‘제대로 된 유망주’를 ‘정확하게 지명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만족도 (김현홍 육성팀장) ★★★★

만족도는 80~90% 사이다. 포지션마다 필요한 선수를 지명했다. 오른손 투수 최현진과 왼손 투수 이현호를 한꺼번에 지명한 건 행운이었다. 지난해는 10명을 지명했지만, 실제 계약은 5명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10명 모두와 계약할 예정이다.

아쉬움

오른손 투수를 한 명 더 지명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2, 3라운드에서 ‘모험을 한다’는 심정으로 한승혁을 지명하려 했으나, 1라운드에서 KIA가 지명하는 통에 놓치고 말았다.

두산 스카우팅 리포트

두산은 1라운드에 오른손 투수 최현진을 지명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스카우트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이다. 덕분에 두산 스카우트팀은 6년 이상 멤버가 바뀌지 않고 일치된 팀 워크를 과시하고 있다. 수많은 스카우트 속에서도 뒷말이 나오지 않는 것도 두산 스카우트팀의 강점이다(사진=신주영 작가)

1. 최현진,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충암고, 신체조건 : 184cm/83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6km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은 “우리 순번(1라운드 6순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를 지명했다”고 말했다. 최현진을 뜻하는 말이다.

최현진은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3월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대회 마산 용마고전에서 9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볼넷 5개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1970년 성남고 노길상이 경북고전에서 기록한 이후 같은 대회에서 4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그러나 최현진이 중학교 시절 춘계대회에서 퍼팩트게임을 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시속 140km 중반대의 위력적인 속구를 던지며 슬라이더도 수준급이다. 승부근성이 뛰어나며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모 스카우트는 “지나치게 힘에 의존하는 투수”라며 “또래 고교생에겐 통하겠지만, 프로에선 그 정도 힘으론 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스카우트는 “투구 밸런스가 부자연스러워 제구가 자주 흔들린다”며 “프로 입단 뒤 투구동작 교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산 스카우트팀은 되레 “우리 팀엔 거친 투수가 필요하다”며 최현진의 장점을 계속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교 선배인 넥센 투수 문성현을 “가장 존경하는 투수”라고 말하는 최현진은 그러나 가장 닮고 싶은 투수로 “두산 임태훈”을 꼽았다.

성격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뛰어나 이른 시일 안에 1군 투수진에 합류할 투수로 꼽힌다.

2. 이현호,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제물포고, 신체조건 : 185cm/80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2km

‘왼손 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두산의 당연한 선택이었다.

신인 지명회의장에서 두산 스카우트팀과 김승영 단장은 머리가 복잡했다. 내심 기대했던 윤지웅을 넥센에서 지명하며 최현진과 이현호 사이에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1라운드에서 이현호를 뽑으면 최현진을 빼앗길 수 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최현진을 지명하면 이현호 혹은 같은 왼손투수인 김민식(부산 개성고)을 지명할 수 있다’였다.

두산의 계산이 맞아떨어졌다. 1라운드에서 최현진을 지명하고서 2라운드에서 이현호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은 “원래 김민식보다 이현호를 높게 평가했던 터라, 2라운드 10순위에서 SK가 김민식을 뽑았을 때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현호는 지난해까지 광주일고 유창식과 함께 왼손 고교 랭킹 1, 2위를 다퉜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다소 부진하며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어느 스카우트는 “많을 걸 보여주려다 보니까 되레 탈이 난 것 같다”라고 평했다.

빠른 공을 던지고, 몸쪽 공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수준급이며 경기운영능력에서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다.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는 게 걸린다. 그러나 모 스카우트는 “한화 류현진처럼 고교 때 팔꿈치 수술이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이 선수의 가능성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3. 천상웅, 포지션 : 유격수, 우투·양타, 약력 : 제주고, 신체조건 : 182cm/77kg

3년 전 이 부장은 제주도에 갔다. 그곳에서 열린 고교대회를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제주고 1학년이던 천상웅을 그때 처음 봤다. 전국 고교선수를 꿰차는 이 부장에게 천상웅은 낯선 얼굴이었다.

“너, 못 보던 애인데, 어디서 왔니?” 이 부장이 물었다.
“인천 동산고에서 왔습니다.” 천상웅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뭐 동산고? 아니 야구하기 편한 인천에서 제주도까지 뭐하러 내려왔니?” 이 부장은 순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천상웅이 한 말은 이랬다.
“야구에만 집중하려면 인천보다 제주도가 나을 것 같아서요.”

그때부터 이 부장은 천상웅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16살의 나이에 저런 대답을 할 수 있는 선수라면 뭐가 돼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상웅은 탄력이 뛰어나고 발도 빨라 도루에 능하다. 수비범위도 또래 유격수보다 넓은데다 타격에서도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과시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공수능력은 미완성이다. 2군에서 3, 4년간 다듬을 필요가 있다.

4. 안규영,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휘문고-경희대, 신체조건 : 185cm/84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5km

두산은 1, 2라운드에서 투수를 뽑으면 3라운드에선 야수를 뽑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천상웅을 빼앗기면 원래 계획에서 벗어나 오른손 투수 안규영을 지명하려 했다.

이 부장은 “4라운드까지 안규영이 남아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다”며 “안규영의 지명은 순전히 운”이라고 말했다.

안규영은 팔 스윙이 빠르고 손목 스냅이 좋다. 시속 140km 초 중반대의 묵직한 속구를 던진다. 슬라이더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다양한 변화구를 능수능란하게 던지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춘계대회 때만 해도 높은 공과 가운데 쏠리는 공이 많아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제구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슬라이더에 치중했던 단조로운 구종도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많이 좋아졌다. 구종만 더 다양화한다면 1군에서 선발이 예상된다.

5. 정진호, 포지션 : 1루수, 중견수, 우투·좌타, 약력 : 유신고-중앙대, 신체조건 : 186cm/80kg

대학 4학년만 되면 부진한 이른바 ‘대4 병’을 앓지 않은 선수다. 4년 내내 꾸준한 타율을 유지했다. 시즌 타율이 가장 좋지 않았을 때도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수비범위는 넓으나 어깨가 강하지 못한 게 흠이다. 하지만, 어깨를 제외하면 타격과 주루에선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자기 스윙을 하는 타자로, 원체 조용히 자신의 플레이만 집중하는 유형이라 실력보다 스카우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최준석이 입대할 시 그 공백을 메울 선수로 보인다.

6. 황필선, 포지션 : 2루수, 유격수, 우투·좌타, 약력 : 경기고, 신체조건 : 182cm/73kg

두산은 삼성과 함께 선수들의 입대 시기를 가장 잘 조절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두산은 내야 유망주 최주환(상무)과 허경민(경찰청)을 전략적으로 군에 보내 2011시즌 이후를 대비했다. 2012시즌부터는 이들이 두산의 내야진을 형성할지 모른다.

두산 스카우트팀이 3라운드에서 천상웅을, 6라운드에서 황필선을 지명한 건 최주환, 허경민의 뒤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그러니까 2014년 이후 내야진의 공백을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수비동작이 부드럽기로 정평이 난 황필선은 2군에서 타격을 가다듬는다면 앞으로 두산 내야진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7. 이정호,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사이드암 스로우, 약력 : 광주일고, 신체조건 : 183cm/83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1km

사이드암 투수다. 최고구속 시속 141km의 속구를 던진다. 투구의 완급조절도 능하다. 지난 3월에 열린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 대회 이후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장은 “2군에 김성배, 이재학 등 사이드암 투수가 있지만, 고창성의 부재를 대비해 사이드암 투수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싱커만 장착한다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 김동한, 포지션 : 2루수, 우투·우타, 약력 : 장충고-동국대, 신체조건 : 175cm/73kg

원래는 유격수였다. 작은 체구로, 내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안정적인 포구가 돋보인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것도 무척 빨라 더블플레이에 능하다. 발이 빠른 까닭에 주루 역시 뛰어나다.

1군 백업요원이 기대되는 선수다.

9. 최현정,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대전고, 신체조건 : 180cm/75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2km

전국 무대에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투수다. 대전고 1학년 때 투수로 뛰었다. 2학년 때는 야수, 3학년이 되면서 다시 투수로 전향했다. 연습 경기 때는 잘하지만, 실전에서 약하다는 평이다. 이 부장은 “공 회전력이 좋아 살이 조금 붙는다면 구속 향상이 기대되는 투수”라고 평했다.

왼손 투수란 강점이 있다.

10. 양현,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언더핸드 스로우, 약력 : 대전고, 신체조건 : 188cm/75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0km

사이드암보다는 언더핸드 스로우에 가까운 투수다. 속구 최고구속은 130km에 불과하지만, 체중을 불린다면 시속 130km 중후반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제구가 뛰어나고 공의 움직임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입단 후, 2군에서 3, 4년 경험을 쌓는다면 의외의 성과를 낼 선수다.

양훈(한화)의 친동생이다.

다음은 'SK와 KIA의 신인 드래프트 리포트' 마지막편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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