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투수 이현승이 시즌 6번째 등판만에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하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이현승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동안 솔로홈런 포함.산발 4안타로 3실점(2자책)하며 팀에 8-4 승리를 안겼다. 탈삼진은 6개를 기록했고.투구수 89개 중 스트라이크는 50개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에 머물렀지만 제구력이 좋았다.

이현승은 1회말 공 6개로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하며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 1사 후 4구와 중전안타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으나 1루주자 박한이를 포수 양의지가 정확한 견제구로 아웃시켰고.이후 조동찬을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겼다. 3회말에도 선두타자 현재윤을 4구로 내보냈으나 강명구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고 신명철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에도 탈삼진 한 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5회말 1사 1루에서 조동찬에게 우중간 적시2루타를 허용하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1루수 오재원의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내줬지만 신명철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6회말에는 이영욱과 양준혁을 삼진으로 잡은 뒤 최형우에게 불의의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승리를 따내는 데는 지장을 받지 않았다.

지난 해 13승을 올린 이현승은 두산이 현금 10억원과 좌완 금민철을 내주고 우승을 위해 데려온 투수다.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기에 그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더군다나 금민철이 넥센에서 펄펄 날고 있어 부담감이 컸다. 개막 초반엔 스스로 너무 의욕이 넘쳐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고 15일 광주 KIA전과 20일 잠실 SK전에서는 호투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KIA전에선 6회까지 잘 던지고 7회 실투가 빌미가 돼 실점을 했고 SK전에선 5.2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도 구원진 난조를 승리를 날렸다.

주변에선 이제 그의 공이 살아났다고 위로했지만 본인은 “그냥 잘 던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성적을 내야 한다”며 이을 악물었다. 그리고 마침내 만만치 않은 삼성을 상대로 첫 승을 기록했다.

이현승은 “팀이 연패를 끊은 상황이라 부담없이 등판했다. 투스트라이크 이전에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고 직구를 결정구로 삼았는데 잘 통했다.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은 것은 너무 빨리 끝내려고 서두르다 제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그 동안 성적을 내지 못해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정말 미안했다. 오늘을 시작으로 매경기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 이환범기자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