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박현철 기자]상대 에이스가 출격한 연승 행진 고비에서 보여 준 호투였기에 팀에는 1승 이상의 가치였다. 두산 베어스가 1실점 비자책 117구 역투를 펼친 '써니' 김선우의 호투를 앞세워 최근 4연승과 한화 이글스 전 6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2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전서 7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선발 김선우와 8회 터진 민병헌의 결승 적시타 등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6승 1무 7패(2위, 29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4연승에 성공하는 동시에 지난해 9월 18일 잠실경기서부터 이어진 한화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한화는 좌완 에이스 류현진을 내세웠음에도 빈타로 인해 최근 4연패 및 안방 4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전적은 9승 17패(7위).

1회말 한화는 2사 후 정원석의 2루수 내야안타와 도루, 이도형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진행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선취점 획득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췄다.

에이스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운 한화는 3회말서도 선두 타자 이대수의 볼넷 출루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추승우의 삼진에 이어 이대수의 도루자로 아웃카운트가 쌓였다. 전현태가 중전 안타 후 도루를 성공시키며 2사 2루가 되었으나 정원석이 김선우의 서클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당하고 말았다.

두 번의 기회를 놓친 한화는 5회말 선취점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송광민이 상대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에 편승해 출루하는 행운을 얻은 한화는 신경현의 희생번트에 2루까지 진루한 송광민이 3루수 김동주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추가 진루에 성공하는 수훈을 보인 덕택에 1사 3루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이대수의 유격수 땅볼. 손시헌은 자신이 출루시킨 송광민의 득점을 막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으나 리드 폭을 넓혔던 송광민은 포수 양의지를 피해 발로 홈플레이트를 스치며 득점을 이끌었다. 야수선택에 의한 한화의 선취득점.

아쉬움 속에 실점한 두산은 6회초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임재철의 우전 안타와 고영민의 중견수 방면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맞은 두산은 오재원의 유격수 앞 병살타에 3루 대주자 이종욱이 홈을 밟으며 1-1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성열의 몸에 맞은 볼 이후 대주자 민병헌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공수 교대를 맞았다.

6회말 1사 후 이도형의 유격수 내야안타, 최진행의 중전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맞은 한화는 대타 이영우를 투입했다. 이영우의 1루 땅볼이 추가 진루로 이어지며 2사 2,3루를 만든 한화는 송광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리드를 잡는 데 실패했다.

7회초 두산은 선두 타자 김현수의 투수 앞 내야안타와 김동주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대타 이원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손시헌을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켜 병살 작전을 노린 한화. 류현진은 후속 타자 양의지의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에이스의 진면모를 확실히 보여준 순간.

두산 선발 김선우 또한 6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에이스의 풍모를 비췄다. 7회까지 양 팀 선발은 아쉬운 타선 지원 속에 역투를 펼쳤다.

8회초 두산은 1사 후 고영민의 몸에 맞은 볼과 오재원의 유격수 야수선택으로 1사 1,2루를 만든 뒤 류현진의 폭투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민병헌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좌익수 앞으로 흐르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2-1 리드를 이끌었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뽑아낸 값진 타점이었다. 

이후 두산은 정재훈-이용찬을 투입해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승리로 매조졌다. 선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손시헌은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마일영으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뽑아내며 쐐기포를 작렬, 실수를 만회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최고 150km에 달하는 직구와 변형 체인지업, 싱커-커터를 두루 구사하며 7이닝 4피안타(탈삼진 9개, 사사구 2개)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117개의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켰고 승리요건까지 거머쥔 역투였다. 2008년 국내 무대 데뷔 후 1경기 최다 투구 및 최다 탈삼진 경기.

몸에 맞는 볼로 왼 팔뚝 타박상을 입고 물러난 이성열을 대신해 투입된 민병헌은 6회 도루자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천금 같은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신승에 공헌했다. 특히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뽑아낸 안타였기에 더욱 인상적인 적시타였다. 마무리 이용찬은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세이브(2위)째를 올리며 다시 뒷문 봉쇄 작업에 착수했다.

반면 8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4개) 2실점으로 역투한 류현진은 빈약한 타선 지원으로 인해 시즌 첫 패(4승)를 당하고 말았다. 최고 구속도 150km에 달했고 이름값에 걸맞는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기에 더욱 쓰디쓴 패배의 아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