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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싸우고 나서 흐지부지- 2016.06.27


임금은-

요즘 일때문에 힘든가보다~

뭐 사내정치라던가 돈이 안벌린다거나 야근/특근 때문에 힘든게 아니고!

임금이 있는 팀의 다른쪽 진행이 더딘데 임금분야가 아니라 마구 손대거나 할수도 없고

또 임금분야가 아니라고 그냥 칼퇴 눈누난나 하자니 임금이 시니어니까 마음이 좀 그렇고-


여튼 그래서 스트레스가 왔나보다.




나는-

친정식구들과 안면도 1박여행을 다녀왔는데

애초에 내가 가고 싶었던 여행도 아니었을뿐더러

비가 많이 오고 해서 날씨도 구렸고

또한 친정부모님은 언제나 그렇듯 무늬만 애기를 챙기지 본인들 위주로 여행하려고 하고

가뜩이나 여행스타일도 안맞는데 애기 돌보는 주파수까지 안맞으니

짜증이ㅠㅡㅠ


그래서 스트레스 지수가 만땅을 넘어선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안면도 여행을 다녀온날 밤.

나도 씻고 애기도 씻겨서 재우고 임금이 밤늦게 어기적어기적 거실로 나오더니

스으으윽- 닌자모드로 사라지는거다?

담배 피우고 온게지-


사실 임금이 담배를 안끊긴 했는데 그렇게 퇴근 후 오밤중에 다시 나가서 담배를 피우는 일은 흔치 않거든.

스트레스 받으니 그랬던 것일텐데

나역시 그닥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마구마구 바가지를 긁었다.

바가지 긁으면서 담배냄새를 맡으니 더 짜증이 UP UP UP!!!

그래서 바가지 박박 긁고 임금이 삭제했다던 클래시 로얄을 하며 유로2016을 보니까 더 짜증이 UP UP UP!!!

장난겸 바가지를 박박 긁으며 툭툭 건드렸더니 임금도 짜증이 폭발했는지

다음날 가기로 했던 에버랜드에 안간다고 선언을 하는거다!


그 말에 나는 본격 차분해지면서 진.짜.로. 화가 나버렸다ㅋㅋㅋ




다음날 아침,

7시반에 눈떠서 애기랑 같이 거실로 나오며

임금은 깨우지도 않고 모른척.

8시반? 다 되어서 임금이 어기적어기적 나오더니 에버랜드에 가잰다.

가뜩이나 애기가 아침맘마도 안먹어서 화가 더 치솟은 나는

"어제밤에 안간다며? 안가."

라고 대꾸해버렸다.



그렇다,

이것은 본격 니가이기나내가이기나자존심대결을해보자에헤라디야 대잔치.



보통은 서로 화가 나지만 한 30분 후에 어쩌고저쩌고 똥고집논리대결 후에 해소시키는데,

이날은 서로 감정이 울그락불그락 했는지

임금도 지지 않고 맞선다.

그럼 안가냐는둥- 그렇게 나올거냐는둥-


나도 맞받아쳤지.

어제밤에 안간다고 하지 않았냐는둥- 내가 그럼 지금 가야하냐는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러면서 존심 대결은 클라이막스로 향해서-

둘다 꽁해서 말 한마디 안섞기 시작하면서~

임금은 샤워하러 가버리고 나는 이거저거 집안정리를 한다.



그와중에 애기는 발랄하게 놀아도 보고 했는데 

엄마아빠가 뭔가 사이가 안좋은 상태라는건 눈치를 챘는지 기분이 약간 저조해진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임금이 애기한테 가서 

"우리 에버랜드 가서 말타고 기차탈까? 아빠랑 에버랜드 가자" 했지만

애기는 단호하게 안간댄다. (으응?)


임금은 그야말로...

나랑도 투닥거렸는데 애기까지 거부하자 기분이 완전 상해버렸고ㅋㅋㅋㅋㅋㅋ

나는 속으로 꼬시다 하면서도 애기가 에버랜드를 왜 안간다는지 의아해져버렸고-


그러면서 임금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서성서성이더니

갑자기 자기 나간댄다. 사무실 간다고ㅋㅋㅋㅋ

난 옷갈아입을때부터 알아챘고 그거때문에 기분이 더더더더 상해버렸다!

(감히 니가 나가? 니가 나가버리면 나도 나가버린다. 두고보자 뭐 이런 기분이었음)

언제 오냐고 물으니 금방 와! 하고 휭하니 나가버린다.


열받아서 나도 나가버릴까~ 싶은데 애기 데리고 일요일 낮에 어디 과부처럼 앉아있기 싫고

내 기분이 더러우니 애기 혼자 제어할때 좋은말이 나가지 않을것 같아서

그냥 집에서 볶음밥 만들고 그랬음.

애기는 호비랑 프뢰벨 생생다큐 틀어주면서 방치....




그런데 여기서 웃긴게ㅋㅋㅋㅋㅋㅋ

난 임금이 그냥 사무실 가서 저녁에 올줄 알았거든.

그래서 우리가 더 대판 싸울줄 알았는데ㅋㅋㅋㅋㅋ

의외로;; 1시간도 안되어서 돌아옴;;;

그냥 사무실까지 걸어갔는지 뭔지 어디 짱박혀서 담배나 피우고 폰이나 하다 돌아온것 같음ㅋㅋㅋㅋ

진짜 출근하는것처럼 가방까지 다 매고 나갔는데ㅋㅋㅋㅋ 뭥믜ㅋㅋㅋㅋ


아 그런데 그렇게 돌아오는거 보니까 좀 짠하기도 하고-

그래 나도 애기 낳으면서 안그래도 좁던 인간관계도 다 작살나고

어디 외출하려고 해도 외출할데도 없고 그런데...

너는 그래도 회사생활도 하고 친구들도 알음알음 만나니 이럴때 어디 휙 나갈데 있나 싶었는데

그냥 나랑 도찐개찐이구나- 에그그 쯧쯔-




암튼 그래서 아침도 못먹고 1시까지 그러고 있으니 짠해서

해놓은 볶음밥 먹으라고 주고-

왕 삐져있는 애기는 낮잠 자라고 임금이랑 들여보내놨더니 

(아직 절대 화해한거 아님. 둘다 말도 안섞음ㅋㅋㅋ

그냥 애기를 매개체로 각자 할일 하는거임ㅋㅋㅋㅋ)

임금은 선잠이 들었나본데 애기는 막 방밖으로 탈출해서 뛰어다니는거다. 쌩쌩하게!!!



그래서 애기 에버랜드 갈까? 그러니까 이젠 간대.

그러면서 "요미는 심심했어..."라고.... 푸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

그러니까 애기는 한마디로 뭔가 아빠엄마 다 있는 주말이란걸 눈치챘는데

이양반들이 평소처럼 자기를 데리고 어디 나들이 가는게 아니라 뭔가 험악하게 말싸움하고 어디 나가지도 않고

그러니까 대왕 삐져버린거지!

그래서 에버랜드 가재도 안간다고 삐대고 그랬는데 오후 2시 되니까 너무 심심해서 견딜수가 없는거!



결국 애기 볶음밥 먹이고 에버랜드로 출발....

물론 아직도 임금과 나는 노화해.

서로는 완전 필요한말 아니고는 섞지도 않고 (필요한 말도 없었음)




아 그런데,

에버랜드 가면서는 차에서 너무 신난다고 떠들고 박수치고 노래부르던 애기가

오후 4시반에 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라가기 시작하니깐 

"집에 가서 코잘까..."

(외출했을때 졸리면 하는 말. 얘는 집에서만 자고 아닌경우 하는수 없이 카시트에서 잠.)



ㅇ ㅑㅑㅑㅑㅑㅑㅑ!!!!!

여기까지 왔는데 타협은 없다.

넌 오늘 무조건 에버랜드에서 놀고 간다-_-



회전목마 타러 가는동안 내내 집에가서 코잘까 하고 외치던 애기는

회전목마를 영접하자 갑자기 자기 말 탄다며 유모차에서 뛰어내리고-




이러면서 회전목마 노래에 맞춰 춤을 씰룩씰룩 춰대기 시작함ㅋ

이거 다음에는 나는 코끼리를 탔는데 거기서도 줄서서 춤을 춤...







ㅜㅡㅜ

이후에도 피터팬 타러 줄서서도 덩실덩실 웃긴 춤을 추고 해서-

결국 임금과 나는 빵터져버리면서....

그냥 싸웠던거 흐지부지-



결국 회전목마->나는코끼리->피터팬->플래시팡팡->홀랜드가든에서 저녁

-> 회전목마 한번 더 타고 기저귀 갈고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8시.

얼른 목욕시키니까 책읽고서는 꿍얼대다가 잠들어버린 애기.



우리싸움은 그냥 흐지부지 되어버렸고-_-;;

아마 며칠후 밤에 니가 그래서 싸운거니 니가 그래서 그런거니 어쩌고 저쩌고 

싸움 복기(?)하는 과정을 거치겠지만-



아무튼,

생판 남이 만나서 같이 사니까 싸움이 날수밖에 없고 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못된 생각을 하는데-

애기가 있으니까 싸움도 마음껏 못하네그려ㅋ




에버랜드 춤은 웃겼다.

그리고, 다 싸우고 나서야 회사 일땜시롱 스트레스가 많이많이 심한가보다-하고 느꼈다.


아 근데 오늘 회식이라고 투뿔등심가서 고기 먹는다네?

.......바가지 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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