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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번 구정명절, 2017.02.01

이번 구정명절,

from 매 일 매 일 2017. 2. 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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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에 결혼했으니

결혼한지가 만 6년, 햇수로 7년째.


결혼하고 한 3년은 백화점에서 30만원대 고기셋트를 사갔었는데

고기값이 점점 오르다보니 30만원대 셋트 고기 질이 점점 후져지기도 하고

또 배송때문에 문제도 생기고 해서 그만두고-

재재작년 추석부터인가 내가 갈비찜을 해갔었다.


처음에는 갈비찜이 참 잘됐었는데,

이 갈비를 하나로마트에서 배송해다 요리해가거든.

하나로마트 갈비가 점점 기름만 생기더니

급기야 작년 추석때는 진짜 후져도 너무 후진 갈비였다!

그래서 갈비찜도 바이바이.


작년 추석때 갈비찜을 해가면서 최신유행이던 하트맛살전을 쪼금 해갔었다.

근데 그게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고.



암튼 이번 구정 전에 임금이 시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리니까

시어머니가 이번에 무슨 음식 해올거냐고 하신다.

지난 추석 이후때 임금이 나한테 말하길 

앞으로 전같은거 우리가 조금씩 사가자고~

그걸 생각에 뒀던지 임금이 나하고 상의 없이 전화에 대고

응 우리가 전 해갈게!!!

한다.

그러니 시어머니 왈 그래 난 전 하나도 안할게.



?

??

???

????

?????


거기서 전을 해간다고 하면.....?

그리고 거기에 전을 하나도 안한다고 하시는건?




-

현재까지 결혼기간 내내 시어머니는 자꾸 나랑 경쟁을 하려고 하신다.

뭐 아들을 두고 사랑의 미저리 그런거 아니고

부엌살림하는데서 자꾸 나랑 경쟁을 하려고 하시고

나한테 배워라~ 내가 더 잘한다 왜냐면 내가 호텔쉐프한테 배웠다!

뭐 이런거'ㅅ'?

(그러면서 겉절이에 맛이 안난다고 미원을 넣으심ㅋ

아..아니 넣으실순 있다...넣은게 더 맛있다...)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나는

결혼초에 그런말을 전부 진실로 받아들이고 진실하게 응대를 했다.

그러다가 애기 낳고 모종의 대사건이 있은후부터는

그게 다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다는거,

시어머니가 나한테 은근히 자격지심이 있으셨고

내가 시가를 무시한다고 생각해오셨으며

그 마음으로 비롯되어 

결혼후 첫 추석때 송편반죽을 일부러 5킬로 하셨고

내가 사가는 선물마다 전부 퇴짜를 놓으셨고

어느 여름날 갑자기 비가 이렇게 오는데 떠내려갔나 안부인사도 없다며 화를 내셨다는걸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마음을 접었던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제 가족이니 친해져야겠다

서서히 알아가야지

뭐 그런 마음들...?

다 접고 진짜 비즈니스처럼 직장상사처럼 

마음을 안담고 형식적으로 할거만 하자-

가서도 비즈니스 관계로 웃으며 대했다.

오히려 그러니 그전에 진짜로 친해지려고 할때보다 편하더라.




-

암튼,

그럼 나 전 하나도 안부친다~~~

하시는데 난 또 기분이 확 상했다.


솔직히 난 손으로 하는 모든걸 좋아하고

요리도 막 맛이게 잘하는건 아니지만 딱히 힘들다고 느낀적은 없다.


또한 난 친가가 어릴적에 미국으로 이민 가셔서

모든 명절을 외가댁에서 보냈는데

외할아버지가 사업을 하셨어서 명절내내 집에 손님이 바글바글 했었다.

해서 초등학생때부터 명절마다 만두, 녹두빈대떡을 공장돌리듯 만들었다.

만두도 그냥 피 사다 안하고 직접 반죽해서 밀어서 했었고,

녹두는 불려서 맷돌로 갈아 외갓댁 옥상에 부르스타 6개 놓고 녹두전 부쳤다.


그래서 송편 5킬로? 간에 기별도 안감.

다만 그걸 아무도 안하고 나 혼자 했던게 좀 이상하다 느끼긴 했었음ㅋㅋㅋ

티비보면서 재밌게 빚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갑자기 그만 빚으라고 한것도 좀 이상했었음.

반죽 많이 남았었는데...

(근데 이 송편 이후 몇년후에 시어머니가 '넌 참 인내심이 많은것 같애'라고 하셨다.

혹시...연관된 이야기인걸까?)




아 또 이야기가 샜는데

전 안부친다는데 기분이 왜 상했냐면

그냥 전 좀 부쳐와~~ 이러면 아무생각없이 부쳐갔을건데

그럼 난 안부칠게 이러시는데 그 뒤에 

어디 한번 니가 부쳐와봐라 너 못부칠걸?

얼마나 어떻게 부쳐오나 두고보겠어

하는 평소의 심보가 확 느껴져서 진심 기분 상했다.


임금은 그냥 사가면 된다고 했는데

또 그럴순 없지~

해서 채반 작은거 하나만큼만 부쳐간다는게....

한 5킬로넘게 부쳐간것 같다ㅋㅋㅋㅋㅋㅋ


깻잎전, 고추전, 동그랑땡, 표고버섯미나리전, 새우전

요렇게만 했는데...

10시부터 재료준비해서 한 3시간반 부쳤다.

부치다보니 내가 손이 참 크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렇게 부쳐서 들고 갔더니 

첫마디가...이건 부친거 같지 않다고 너 사왔지? 사온거지?

하시는데ㅋㅋㅋㅋ


왜 그런거 있잖음?

정말 멋있게 잘부쳤다고 감탄하면서 사온거 같애~~ 하는거랑

뭔가 내가 다 안다 넌 이런거 못부쳐 넌 사온거야 하는 그런거.


후자였음ㅋㅋㅋㅋㅋ


임금이 나머지 짐 가지러 차에 갔는데 

계속 나보고 사온거냐고ㅋ

전문가처럼 잘부쳤다고 전문가의 냄새가 난다고

그래서 나도 지지않고 한마디함.

아 네 그냥 뭐 집에서 부쳐온건데...

다음부터는 전문가꺼 사올게요~~~~



그러시며 

니가 이렇게 전을 잘부치는줄 몰랐다

일도 하나도 안해봤으면서~

(내가 살아오며 일을 했는지 안했는지 뭘 아신다고 그러시는지^^;;;?)

너무 예쁘게 부쳐왔다고 

그동안 내가 부치는거 보며 욕했지? 못한다고 욕했지?

등등등....휴

욕 안했어요. 네. 욕 안했습니다.

저 전 모양 이상하다고 누구 욕하는 사람 아니에요.

전모양 이상하다고 욕했냐고 물어보는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아아아-





그래도 전을 어마무시하게 부쳐가서 기선제압(;)했더니

오후내내 전 안부치고 티비보며 강냉이 먹으며 놀았다.

솔직히 전날 하루종일 전부쳤지만 그닥 안힘듬ㅋ

오랜만에 공장 돌리니 재밌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


설거지도 내가 해드린다고 하는데 전부 거절하시고-_-;

다음날 아침에 과일사라다랑 잡채 준비하셨는데 

평소에는 나한테 재료 썰기 시키시더니 이번에는 혼자 다 해버리시고...




이후 이야기 들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사라다랑 잡채하신거랑 해서 너무 힘들어 하셨다고

그래서 시누이 형님이 시댁갔다가 들렀는데 빨리 가라고 하셨단다.

평소같으면 저녁까지 다 먹고 가라고 하셨을건데~


으이구....그러게 나한테 하라고 하시지ㅋ





-

나도 나이 먹고 그러긴 했나보다~

이번 구정엔 유난히 시어머니가 짠하긴 하네ㅋ


뭐 그렇다고 이전에 나한테 하신 것들을 잊고 감정을 털 생각은 1도 없고.

앞으로도 쭉 비즈니스!



이번 명절도 이렇게 잘 끝나서 후련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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