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 안할때 왜 안하냐고 기다렸던건 미친짓이었어'에 해당되는 글 1건

  1. 육아의 미로 속에서 멘붕 중인 요즘 2014.01.23

아기 낳기 전에,
아기를 바른 인간으로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 엄청 고민했던 나.

아기 낳고 보니
그런 고민은 참 배부른 소리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먹이고 재우고의 반복이었고
이제 좀 할만해졌다 싶으니 아기는 자꾸 신기술을 익혀 가며
놀아달라 안아달라 나만 봐라 요구 사항도 많아져서 나날이 힘들다 힘들어.




특히, 요즘 날 너무너무 힘들게 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내가 지목한건!!!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급격히 시작된 폭풍 뒤집기!

다른 아기들은 100일부터도 뒤집고 대부분 110일 근처되니 뒤집더구만
우리 요미는 140일이 다 되어서 뒤집기 시작-_-
얘는 왜 뒤집기를 안하나 어디 문제가 있나 걱정근심고민하다가
아 뭐 늦을수도 있지 조바심 내지 말자 결심하니 딱 시작해!

시작하고 나니 이거 왜 시작했냐 하지 말지ㅠㅠㅠ 싶은게
뒤집고서 버티다가 끙끙대며 토를 하고 침을 흘리고
엎드려서 오래 버티다가 힘들다고 난리쳐서 눕혀주면
뭐에 홀린거마냥 또 미친듯이 뒤집는다.
 
또 뒤집기 시작하면서 그나마 그럭저럭 일과랍시고 있던 패턴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이젠 대체 언제 먹고 언제 잘건지 알수가 없게 되었다ㅠㅡㅠ


더더군다나 황당한건,
원래 7시면 자던 아기가 9시가 되도 안자!
낮잠시간도 줄었어.


이걸로 끝나면 다행이게?
완전 엄.마.껌.딱.지
아들도 아닌 딸이면서 엄마 껌딱지라니.....
이 엄마 껌딱지란게 엄청 황홀하고 사랑스러울것 같지?
이거 완전 사람 미치게 만든다.
침대에 눕혀두고 같이 마주보고 방긋방긋 하다가
내가 화장실이라도 갔다 오려고 일어나서 뒤도는 순간 으아아아아앙!
미저리가 따로 없어. 올가미가 따로 없어!


폭풍 뒤집기는 폭풍 징징이도 부록으로 가져와서
아기가 하루의 대부분을 미친듯이 징징댄다.
귀엽게 잘 놀때도 있지만 그러다가도 돌연히 징징징.
말을 못하니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뭘 하고 싶은지 알수가 없으니 답답해.
아기는 또 얼마나 답답할거야. 
하녀라고 있는게 속을 몰라주고 비위도 못맞춰주니.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조리원 동기 카톡방에서 링크와 함께 조언을 들었는데
짜증 잘내는 아기, 고집 울음 우는 아기를 오냐오냐 전전긍긍 받아주면
커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발버둥치며 우는, 고집쟁이 아기가 될수도 있다는 것!


헉!!!!!!
갑자기 생각나는 나의 출산 전 다짐.
번듯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올바른 한 사람이 되도록 키우자던 그 다짐!

갑자기 어깨가 무겁고, 미래가 두렵고, 앞이 캄캄하다.
내가 한 다짐, 그냥 단호하게 안돼!라고 말한다고 이루어지는 그런게 아니었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도화지 같은 아기를 꽉 찬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아기의 기질에 맞춘 세심하고도 강인한 노력이 필요한거구나.


우리 아기 열심히 도와줘야할텐데
엄마는 아직 덜 여물어서 그런지 갑자기 두려움부터 앞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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