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38개월, 육아는 늘 삼한사온?
만 36개월즈음부터 정말 힘든시간이었다.
우리 애기가 8월생이다보니 세돌즈음이 참 더운 여름이었는데-
(그래, 내가 그 여름에 만삭기간을 보내고 애를 낳았다;;;;)
올해 여름이 정말 너무하도록 더웠잖음?
그래서 그랬던건지 뭔지 정말 미치도록 힘들었다.
사실 여름전부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애기 낳고나서부터 늘 그렇듯 나도 모르게 참고 또 참고 또 참았나보다.
참는것 밖에는 방법이 없으니깐-
그러다가 여름이 되고 너무 덥고, 에어컨틀고 매일 집에 있고, 어디 갈데도 없고,
그렇게 난 지쳐버렸었나보다.
애기가 보채거나 징징대면 늘 혼내고 언성높이거나 말을 안하거나~
그렇게 너무너무너무 정말 너무너무너무 힘들다가,
가을이 되니까 문득,
아 이건 좀 뭔가 이상하다.
그냥 이대로 가면 안될것 같다- 싶어서
집근처 상담기관에 가서 하소연을 시작했다.
1시간으로 정해져있는 상담시간이 초과하도록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선생님말 안듣고 내 얘기만 하고 또 했다;;;
그렇게 3번을 가서 내 얘기만 주절주절 하고 왔는데-
풀린것 같지가 않고 애기가 문제인것 같아서
또 애기를 데리고 상담을 두번이나 받았다.
...그러고 나니까 내가 문제더라고^ㅅ^;;;
그래서 내 태도를 좀 바꿔보기로 했다.
애기가 부르면 집안일 다 때려치고 달려가고,
하루 최소 30분은 집안일이고 핸드폰이고 다 치워버리고 온전히 애기랑만 놀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사서 꾸며보고,
나 힘들다고 애기가 동영상 본다고 하면 옳다꾸나 틀어주는것도 좀 줄이고,
자꾸 놀이터를 간다거나 집앞 마트에 걸어간다거나 하면서 애기한테 주절주절 날씨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2~3주가 지나니까,
뭔가 좀 달라지는것 같다.
말이 많이 늦다고 생각했던 우리 애기가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자꾸 싫다고하면서 이상행동 보이던 미술수업에서 애들이랑 같이 뛰겠다고 하고-_-;
뭐....애기가 그렇게 자랄때가 되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애기가 워낙이 계단식 발달의 정석을 보여주는 애라-_-
분명 2,3일전까지 못하던걸 갑자기 하고 그러거든.
블럭도 만 38개월이 되기까지 일절 관심 안보이고 심지어 엄마가 만들라고 하고 해서 걱정시키더니
느닷없이 하루아침에 뭐 비행기라는둥 기차라는둥 만들어서 놀고 앉았으니...
지난 3개월간은 그 성장의 스위치를 올리기 위해서 힘들어했던건지도 모르겠다.
암튼,
이번 시기를 보내면서 나도 많이 성장한 느낌이다.
- 우리 애기를 완전히 믿어주기로
- 조급해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않기로
- 애기와의 이 시간을 좀더 소중히 여기기로
- 육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다음달은 애기랑 많이많이 웃어야겠다.